14일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는 진실화해위원회가 있는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관계기관의 사과, 실질적인 피해구제방안 등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사건에 가담한 적극적 가해자인 경찰이 형제복지원사건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왔음에도 피해자들에게 단 한차례도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해 분노했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1985~1986년 부랑인단속과 인계에 관여한 경찰은 2700여명으로 당시 부산시 경찰의 총 정원 5808명의 절반이상에 다다른다. 심지어 일부경찰관이 형제복지원단속반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피해자의 증언이 나오는 등 이들과 유착관계를 유지하면서 무고한 시민을 마구잡이로 형제복지원에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건조사결과발표와 상관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국정감사에 출석한 윤희근경찰청장은 <형제복지원사건에 대해 경찰이 사과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공식사과시점과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경찰은 진실화해위원회의 형제복지원피해자에 대한 사과권고에 대해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한종선형제복지원피해자생존모임대표는 <국가기관에 의한 조사결과가 나왔음에도 사과는커녕 입장발표도 없는 경찰은 비겁하다고 볼수밖에 없다>며 <경찰이라는 신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잘못한 일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진실화해위원회결과발표후 경찰로부터 연락 한통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경보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자문위원장도 <지난해 경찰청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진실화해위원회조사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그 어떤 경찰도 사과에 대한 언급이 없다. 사과는 제쳐두더라도 입장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현직대통령과 경찰청 등 사건관련기관의 직접적인 사과>, <형제복지원 피해 배·보상 규정 신설>, <형제복지원피해자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실질적인 피해구제방안마련·이행>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