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대통령실시민사회수석이 <회칼테러사건>발언에 대한 사과문을 내놓자 17일 고 오홍근기자유족은 사퇴발표가 없는 사과는 인정할수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14일 황수석은 문화방송기자를 향해 <MBC는 잘 들어>라며 <내가 (군)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기자가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2방이 찔렸다>고 언급했다. 당시 기자가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썼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는 말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월간지에 군사정권비판칼럼을 쓰던 오홍근기자가 군정보사령부군인들에게 당한 테러를 가리킨다. 오홍근기자는 당시 허벅지가 크게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한겨레는 사설 <비판언론에<회칼테러>언급,이게윤정부언론관인가>에서 아무리 식사자리라도 군사정권의 언론탄압으로 악명 높은 사건을 현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사기자를 겨냥해 <잘 들으라>며 언급한 것은 누가 봐도 협박으로 들린다며 대통령참모가 언론인테러사건을 언급하며 기자를 윽박지르는 건 <자유민주주의>정부가 할 행동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16일 황수석이 출입기자알림방에 올린 사과문에는 언론인과 군정보사테러사건피해자유가족에 대한 사과는 있었으나 사퇴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고 오홍근기자의 친동생인 오형근씨는 그 사람이 사과입장문을 냈다는데, 유족중 누구도 직접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며 고인을 2번 죽여놓고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하는 격인데, 이런 사과는 조금도 인정할수 없다고 분개했다.
자신이 내뱉은 발언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우리 유족들이라도 대통령실 앞을 직접 찾아가 윤석열대통령을 향해 황수석 해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방송(MBC)기자회와 방송기자연합회 등은 황수석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고은상문화방송기자회장은 보도가 나온지 이틀 만에 나온 4문장짜리 짤막한 사과문은 그야말로 사과했다는 흔적만 남기겠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황수석이 고위공직자로 일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스스로 증명한 사과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황수석은 모든 언론인과 기자테러유족들께 직접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현업단체는 오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사퇴촉구기자회견을 가진다. 오홍근기자유족은 오는 20일 유족의 이름으로 황수석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