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8일 윤석열대통령부부공천개입의혹핵심인물 명태균씨가 김건희에게 무속적인 이유로 대통령실이전을 권고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지금 당선인(윤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이전할 모양인가>라는 지인의 질문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명씨가 김건희에게 기존 청와대를 이용하면 명운이 안 좋을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추정된다.
명씨는 이어 내가 (김건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사주가 안들어 왔는데>라고 언급했다. 일부 끊긴 뒤 이어지는 대화에선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 그랬다. 꽃 피기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가지고 함(성득)교수가 전화왔어. 진짜 하루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그랬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대화에서는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의 기운이 안좋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강조했다. <김종인위원장사무실에서 보니까, 15층이라 산중턱에 있는 청와대가 딱 잘보이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대화가 2022년 대선직후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윤대통령은 국민의힘대선후보시절이던 2022년 1월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며 <기존 청와대부지는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명씨의 조언이 윤대통령이 대통령실이전공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노종면민주당원내대변인은 공개한 녹취와 관련해 김여사 등 핵심인사들과 내밀한 관계였던 명씨의 대선직후 발언이라 더욱 주목되는 부분이라며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청와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명태균씨의 조언을 김건희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명씨에게도 다시 한 번 조언한다며 <게이트>로까지 번진 현재 상황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진실고백뿐이라고 지적했다.
명씨의 대화에 언급된 함성득경기대교수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화가 이뤄진 당시는 3월 선거 다음날로, 내가 전화한 게 아니라 명씨가 내게 전화했다며 선거가 이긴 뒤 자기가 예상한 것이 맞았다는 말인데, 나는 <그런데 태균아 제발 이런 소리 좀 하지 마라. 이럴수록 사람들이 너를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명씨가 캠프에 처음 왔을 때부터 김영선전의원과 함께 무속적인 근거를 들며 <무조건 윤석열이 이긴다>는 주장을 내놔 <니가 점쟁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되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