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150여분뒤 국회가 이를 해제하는 결의안을 가결 처리할 때까지, 추경호국민의힘원내대표가 보인 행보를 두고 당내 비판이 쏟아졌다.
3일 22시28분 윤대통령이 긴급담화를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한동훈국민의힘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한대표는 <원외>임에도 곧바로 박정하비서실장과 서범수사무총장, 장동혁최고위원 등 친한계 지도부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달려갔다. 그 시간, 국회앞으로 출동한 경찰은 국회출입문을 닫고 신원이 확인된 의원과 당직자 등의 출입만 허용하고 있었다.
의원들이 국회로 달려가던 그 시각, 추원내대표는 <잠시 뒤 긴급최고위원회의를 (국회밖) 중앙당사 3층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는 공지를 의원들에게 보냈다. 계엄을 해제하려면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야 하고,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당지도부를 소집한 것이다.
김상욱원내부대표는 당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모여서 (계엄을) 풀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계속 헷갈리게 하고 있다,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 못 오게 자꾸 추원내대표가 문자를 돌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대표와 추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비상계엄선포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두 대표가 내놓은 엇갈린 메시지에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가야 할지, 당사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회의장에 입장했던 한 의원이 당사로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어, 결국 본회의장에 남아 비상계엄해제요구결의안에 찬성한 건 친한계와 중립지대 의원18명에 불과했다.
추원내대표는 비상계엄해제요구결의안이 가결되고 1시간쯤 뒤인 새벽2시 원내대표실앞에서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본회의장 표결은 왜 참여하지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사에 있는 의원들과 계속 소통하고, 원내대표로서 당의원들의 입장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실관계자는 원내대표도 비상계엄에 당연히 반대하지 누가 이걸 찬성하냐며 이건 방어가 불가능하고 대통령실이 입장을 다시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결의안 통과 당시 표결엔 야당의원 172명과 국민의힘의원 18명이 참여했다. 참석한 국민의힘의원은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조경태‧주진우‧한지아 등 주로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한동훈국민의힘당대표도 내부에서 가결현장을 지켜봤다. 이재명과 한동훈은 악수를 주고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