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은 김용현국방장관이 윤석열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실행됐다. 하지만 군최고지휘부 일부를 제외하곤 계엄실행준비가 되지 않아 장교 등 간부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윤대통령이 3일 22시반쯤 비상계엄심야담화를 마치자마자 국방부는 김장관 주재의 전군주요지휘관회의개최 사실을 공지했다.
김장관이 지명한 계엄사령관 박안수육군참모총장은 약1시간뒤 계엄사포고령1호를 발표했고, 특전사대원들로 구성된 계엄군은 헬기를 타고 국회본회의장진입을 시도했다.
이렇게 비상계엄선포부터 계엄군투입까지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데는 군최고지휘부의 결심과 준비가 받쳐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계엄건의도 김장관이 윤대통령에게 직접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장관과 박계엄사령관의 지휘는 특전사와 수방사를 제외한 나머지 일선 부대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우선 계엄사령관에 합참의장 대신, 계엄관련부서도 없는 육군의 수장을 앉히는 바람에 일선 부대에는 계엄관련지시가 제대로 내려가지 못했다.
수도권을 책임지는 육군지상작전사령부, 그리고 예하의 수도군단의 장교 등 간부들은 계엄선포에 맞춰 부대로 들어갔지만 별다른 임무를 받지 못한 걸로 전해졌다.
김장관, 박계엄사령관, 곽종근특전사령관 등 이번 계엄에서 중요 역할을 맡은 인물들 모두가 육사출신이란 점도 주목된다.
국회가 계엄해제를 의결하자 군의 동요는 심해졌다.
기자들의 전화를 피하던 주요직위자들이 오히려 기자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향후 사태전개방향을 물었다.
한 육군장군은 45년 만의 비상계엄, 그리고 사상초유의 무장계엄군의 국회진입으로 군의 이미지와 신뢰 추락을 우려했다.
국방부와 합참의 중하위장교들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야외 흡연장과 휴게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