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수첩〉 … 〈좌파 구속·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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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수첩〉 … 〈좌파 구속·사형〉

13일 한겨레가 확보한 70쪽짜리 <노상원수첩>에는 <경찰, 방첩, 헌병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좌파들(수뇌부) 신속한 재판(구속)>을 획책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수본은 <6개월~1년정도> 운영하고 <검사, 판사>로 구성한다는 대목도 담겼다. 이 부분에는 <중앙지검활용>이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있다. 수첩에는 <특별수사>와 <재판소>로 수집대상이 <사형·무기형>을 받도록 한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특수본으로 <좌파>를 구속하고 계엄시 재판을 관할하는 군사법원을 통해 사형과 무기형 등을 선고해 영구 격리시키려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수첩에는 <여소야대시 30~40명 조기 구속조치하고 재판 통해 구속시킨다>라는 내용도 적혔다. 또 <대대적 사면으로 공간확보> 문구도 등장하는데, 사면으로 교도소 등을 비운 뒤 체포대상들을 수용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수집(체포)>·<수거(사살)> 과정에서 벌어질 수사를 우려하는 대목도 나온다. 수첩에는 <조치는 가능하나 결국은 밝혀진다(수사를 할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보복을 막을 것인가?>라고 적시돼있다. 특히 사살작전과 관련해서는 <수거팀 조치후 수사가 있을 것이다>고 우려하며 <아군(내국인)을 사용시에는 수사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 대책으로 <외국 중국 용역업체>나 <북>을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나온다.

아울러 수첩에는 <여의도30~50명수거>, <언론쪽100~200(명)>, <민노총(민주노총)>,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어용판사> 등이 <1차수집대상500여명>에 포함됐다.

체포조인원편성은 5명에서 7명씩 한 조로 하고,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시키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수첩에는 <여: 행사인원 지정, 수거명부 작성>, <박안수 계룡대: 수집 장소, 전투조직 지원> 등 내란에 가담한 군장성으로 추정되는 이름과 역할도 적혔다.

실제 여인형전국군방첩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체포명단을 홍장원전국가정보원1차장과 조지호전경찰청장에게 불러준 사실이 확인됐다. 수거조처는 1·2차는 기무사(현국군방첩사령부), 3~10차는 경찰을 활용하겠다고 적었다.

수첩에 적힌 수거대상 상당수가 <정치인체포조>명단과 중복된다. 이재명민주당대표, 정청래의원, 권순일전대법관, 조국전조국혁신당대표, 김어준방송인, 문재인전대통령, 이준석개혁신당의원, 유시민작가 등이다. 이밖에 서영교·고민정·윤건영·추미애·박범계 민주당의원, 노영민전청와대비서실장, 그리고 2023년 9월에 이재명대표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판사 등이 적혔다.

<대령→해병수사단장>은 채해병순직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전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인 김제동씨와 유명축구선수출신 차범근씨의 이름도 언급됐는데 이들도 <수거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급>으로 분류되는 대상들에게는 <그룹별로 묶지 말고 섞어서 수집소에 보낸다>, <포승줄을 활용>할 계획이 세워졌다. 특히 <좌파판사>, <좌파검사>, <좌파방송사주요간부> 등에 대해서는 <김두환(<김두한>의 오기로 추정)시대 주먹들을 이용해 좌파놈들을 분쇄시키는 방안>을 강구했다.

뿐만 아니라 <막사내 잠자리폭발물 사용>, <확인사살 필요>, <교도소 한 곳을 통째로 수감 음식물, 급수, 화학약품>이라며 살해계획으로 보이는 문구도 있었다.

수첩에는 체포대상을 수용할 장소도 구체적으로 적혔다. 일명 <수집소>로 표현된 체포장소로는 <오음리, 현리, 인제, 강원도 화천, 양구, 울릉도, 마라도, 전방 민통선 쪽> 등이 거론됐다. 검찰과 경찰은 군부대와 군시설이 다수 있는 접경지역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과 접촉해 <북한>을 이용하겠다는 방법도 적혔다. 수첩에는 <비공식방법>이라며 <무엇을 내어줄 것이고 (<북한>) 접촉시 보안대책>이라고 적었다. 또 <외부용역업체에서 어뢰공격>, <엔엘엘(NLL)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직전 격침시키는 방안 등>이라며 <북한>을 끌어들이려는 듯한 문구도 있었다.

비상계엄후속조처로 보이는 대목도 있었다. 수첩에는 <헌법, 법 개정>이라며 <3선집권구상방안>, <후계자는?> 등이 적혔다. 헌법을 개정해 윤석열의 <3선집권>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목이다.

수첩내용은 지난해 4월총선전부터 계획됐던 것으로 보인다. 수첩에는 시기를 총선 전·후로 나누며 <총선뒤 입법을 해서 집행하는 건 쉽지 않다. 실행 뒤 싹을 제거해 근원을 없앤다>고 적혔다.

비상계엄도 1달정도로 지속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은 <2시간짜리 계엄이 어딨냐>며 <계몽령>을 주장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실무자들의 준비는 달랐다는 게 수첩에 적힌 정황이다.

노상원은 수첩에 대해 경찰측에 <김용현전장관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중요임무종사자 김용현 또한 <노상원지시가 내 지시>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한 정황이 있는 만큼 수첩내용이 실제 비상계엄계획단계로 이어졌는지 추가수사가 필요하다.

2025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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