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을 통과시키기 직전 현장에 있던 계엄군들에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거나 안 되면 전기라도 끊으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최고지휘관 이상현제1공수특수여단장은 <국회인원을 밖으로 내보내라>는 임무가 내려와 처음엔 국회에 테러가 발생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 민간인들과 마주하면서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고 토로했다.
이여단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에 맞춰 특수전사령관의 국회진입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또 국회에 도착해서 보좌관들과 대치하고 됐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 특전사령관이 보안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의결하려고 하는데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안 되면 전기라도 끊어라>라고 상부에서 말씀하셨는데>라면서 말끝을 흐렸다고 되짚었다.
이어 깜짝 놀라 지휘차량에 함께 있던 부하들이 듣도록 스피커폰으로 바꾼 뒤 되물었지만, <그래>라는 답 이후 보안폰작동이 멈추며 통화는 끊겼다고 한다.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국방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특전사령관의 주장과는 다소 배치되는데, 전기차단 같은 구체적인 전달사항이 더 상부로부터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보이는 대목이다.
당시 부대원들은 야간투시경을 갖고 있어 전기를 끊어도 작전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이여단장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지시를 따르지 않았으며, 대원들에게 총을 돌려 매고 충돌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 또 실탄은 챙겼지만 지급하지 않았다.
이여단장은 모든 책임은 본인을 포함한 지휘관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