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내란우두머리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방어태세를 본격화하면서 탄핵소추안가결후 10일, 비상계엄해제후 20일이 지난 시점에도 계엄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내란특검법 공포는 미뤄졌고, 여당은 친윤계로 새 지도부를 꾸리며 <윤석열엄호>체제를 구축했다. 여권이 계엄정국을 빠르게 끝내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라는 민심을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덕수대통령권한대행은 24일 국무회의에 지난12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날까지 두 특검법을 공포하라는 야당의 최후통첩을 거절했다.
내란특검은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수사의 혼란을 줄일 대책으로 평가된다. 한권한대행이 야당의 특검추천권 등을 문제 삼아 공포를 미루며 출범이 늦어지게 됐다.
한권한대행은 두 특검법과 헌법재판관임명에 대해 여야협상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회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망언했다. 이미 국회의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정부로 넘어간 사안을 놓고 <여야타협>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권한대행은 오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행사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두 특검법 모두 거부권행사를 건의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한권한대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여야타협을 요구한 것은 사실상 여권이 동의하지 않으면 공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권한대행은 비상계엄사건 관련 내란죄혐의를 받는 피의자다.
여당은 조만간 <친윤지도부투톱>체제로 재편된다. 권성동국민의힘대표권한대행·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권영세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하고, 의원들은 이를 박수로 추인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대선캠프총괄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위원장, 윤석열정부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친윤계 중진이다.
권의원은 <원조윤핵관>인 권원내대표와 당을 이끌게 된다. 탄핵찬성파였던 한동훈전대표를 축출하고 탄핵반대를 표명해온 친윤계인사들이 당권을 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탄핵과 수사절차를 지연시키려는 윤석열측 꼼수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심판에서 윤석열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들려는 행보도 노골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조한창헌법재판관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불참했다. 자당이 추천한 후보자임에도 헌법재판관임명을 막기 위해 청문회를 보이콧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직무정지상태에선 한권한대행에게 현재 국회추천절차를 밟고 있는 헌법재판관3명의 임명권이 없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헌법재판관이 현재의 6명으로 유지된다면 6명이 모두 찬성해야 대통령탄핵이 인용되기 때문에 3명의 헌법재판관이 추가되는 것보다 윤석열에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여당이 윤석열탄핵기각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비상계엄·내란 사건에 대한 반성과 사죄, 윤석열이 수사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내란수괴혐의 윤석열과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비영남권원외인사들의 목소리에 그치고 있다.
이병천강원대명예교수는 윤석열의 직무정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란세력이 권력을 쥐고 명시적, 묵시적인 사보타주가 자행되고 있다고 힐난했다.
지병근조선대정치외교학과교수는 여당이라도 대통령에게 엄중하게 대처했어야 한다, 지금 여권은 이성을 갖춘 정치집단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김영우전국민의힘의원은 SNS에서 (국민의힘은)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탄핵심판불인용가능성과 이재명의 2심유죄판결에 한줄기 희망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골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