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전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전특수전사령관, 여인형전방첩사령관 등 12.3비상계엄수행자들은 모두 윤석열과 김용현전국방부장관을 체포지시자로 지목했다. 이들이 밝힌 당시 계엄 관련 진술은 시간이 갈수록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진우는 최근까지도 내란공범으로 기소된 자신의 상황 때문에 공개적인 발언을 회피해왔으나 수사를 받으며 했던 발언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24일 경향신문취재를 종합하면 이진우는 지난해 12월 군검찰에서 계엄선포이후 윤대통령으로부터 총4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진우는 윤석열이 두번째 통화에서 화를 내며 <4명씩 들어가면 1명씩은 데리고 나올수 있지 않냐>고 했다고 진술했다.
<윤대통령으로부터 <체포>라는 말을 들었다>며 <윤대통령이 <4명이 들고나오라>고 할 때 확 마음이 닫혔다>, <체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부하들에게) 입밖으로 되풀이한 것은 제정신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석열의 재촉에도 당시 국회앞에서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서자 윤석열이 세번째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 <윤대통령이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른 건 기억난다>며 <문을 부수란 얘기도 기억나고 <총>이라는 단어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다만 <총으로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윤석열이) <어, 어?> 이러면서 악을 썼다>고 말했다. <문을 부수라>는 지시까지 하자 이진우는 <<의사당안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국회의사당에서는 계엄해제표결이 진행중이었다.
체포지시 등의 증거 은폐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다.
곽종근은 군검찰에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4시30분 계엄해제이후 여인형과 통화에서 여인형이 <비화폰통화기록을 삭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계엄선포를 미리 인지한 정황과 진술도 나왔다.
여인형은 <첩보를 통해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진우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계엄선포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문을 열거나 부수는데 사용하는 도구>를 검색했고, 계엄 당일 오전에는 <국회해산이 가능한가요>를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계엄당일 밤10시30분 김용현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박안수는 윤석열에게 조지호경찰청장에 계엄포고령을 하달하란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이행했다고 군검찰에서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