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문제는 해체가 답
사설

국가정보원문제는 해체가 답

윤석열이 정보원(국가정보원)원장과 1·2차장을 전부 교체했다. 26일 대통령실은 3명에 대한 사표를 수리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이 귀국후 9시간반만에 정보원장교체를 공식발표했는데 정보원장 김규현은 자신의 교체기류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1·2차장은 각각 해외파트와 대북파트를 총괄하고 있어, 동시에 경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민당(국민의힘)측은 <당초 이스라엘의 <모사드>같은 정보수집을 제대로 하는 조직으로 갈지, 아니면 우방국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갈지 고심했다>, <이제 대북, 정보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정보원의 내부갈등이 실시간 공개된 것은 윤석열정부의 취약성의 반영이다. 올 6월 윤석열은 정보원 1급 7명에 대한 인사를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그 배경에 김규현비서실장출신의 최측근인 방첩센터장이 인사에 개입했을 유력한 가능성이 있다. 정보원내에서 일어난 초유의 인사파동에 윤석열은 당시 방첩센터장 등을 면직했고 동시에 김규현교체설이 등장했다. 당시 교체가 되지 않았지만 <식물원장>으로 전락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인사파동 5개월만에 전방첩센터장이 김규현을 통해 정보원인사에 개입한 의혹이 다시 제기됐고 외교관출신 김규현과 정보원공채출신 1차장사이 간부인사를 두고 대립한다는 말이 나왔다. 일련의 사태는 파쇼권력말기에나 있을 법한 권력누수현상이다.

윤석열이 검찰파쇼를 강화하기 위해 벌인 무리수의 결과다. 윤석열측근들은 정보원내 이전투구를 두고 전임정권출신과 현정권출신간의 갈등으로 호도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윤석열은 <인사검증>권한을 파쇼검찰에 통째로 쥐어줬고 사실상 인사권을 독식한 검찰세력이 주요부처에 완전히 포진됐다. 단적인 사례로 10월특수부검사출신으로 김건희주가조작사건변호를 맡았던 정보원기조실장 조상준이 임명 4개월만에 사퇴했다. 김기현과 <정보원쇄신>관련 의견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김규현이 미국출장을 간 사이 자기인사안을 윤석열에게 직접 보고하며 대놓고 전횡을 휘두른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김규현이 이를 문제 삼자 윤석열이 김규현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정보원내 <풀뿌리조직원>핵심과 <외부인사> 조상준과의 갈등이 거론된다. 

윤석열이 정보원을 장악하며 결국 하는 짓은 검찰파쇼의 강화다. 윤석열은 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존치하고 대통령훈령을 통해 공직자 신원조사권한과 대상을 대폭 확대하며 <고위공직자세평수집>·<기업정보수집> 등 민간인사찰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보원을 사냥개로 내세워 각종 <간첩>사건을 조작·확대하며 파쇼정국을 강화하고 있다. 정보원에 막대한 권한을 쥐어주고, 이 정보원을 파쇼검찰로 좌지우지하며 이땅을 <창살 없는 감옥>, <인권의 동토대>로 전변시키려는 것이 윤석열의 파쇼적 흉계다. 벌써 해체됐어야 할 정보원이 개혁정권하에서도 살아남아 오늘날 활개를 치고 있으니 그 안에서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거다. 파쇼폭압기구 정보원의 해체는 윤석열이 우선 타도돼야만 가능하다.

2023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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