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명태균게이트수사와 관련해 정치자금법위반혐의에 수사력이 몰린 탓에 <꼬리자르기수사>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11월15일 명태균과 김영선전국민의힘의원이 구속됐다. 검찰은 구속 중인 명태균을 연달아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미래한국연구소의 등기상 대표인 김태열씨와 김전의원회계책임자 강혜경씨를 재차 소환했다.
명태균게이트는 크게 세 갈래 의혹으로 나뉜다. 윤석열대통령부부가 명태균씨의 추천을 받아 김전의원을 공천했다는 공천개입의혹, 명태균이 윤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제공해 환심을 샀다는 여론조사조작의혹, 창원제2국가산단부지선정에 명태균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윤대통령과 김건희는 3가지의혹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있다. 공식직함이 없는 민간인 명태균이 당무와 국정에 영향력을 미칠수 있었던 원동력은 윤대통령부부와의 친분이었다.
시사IN취재를 종합하면 3가지핵심의혹에 대해선 아직 검찰조사가 본격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명태균 등을 소환하며 정치자금법위반혐의에 초점을 맞춰 조사했다.
2023년 12월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회계책임자였던 강씨를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고발하고, 사건관계자들을 수사 의뢰했다. 김전의원의 정치자금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후로도 검찰이 여전히 정치자금법위반혐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명태균게이트수사가 올해 하반기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되기 이전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방증한다.
명태균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김전의원실에서 발생한 정치자금회계처리문제에 한정시키려 하고 있다. 명태균은 구속전인 11월8일 검찰에 출두하며 돈 흐름을 보면 이 사건은 금방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명태균에 대한 구속영장에 정치자금법위반혐의만을 기재하자, 검찰의 사건축소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명태균이 공천대가로 김전의원으로부터 세비의 절반을 받은 혐의, 배씨 등에게 공천을 약속하고 2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구속영장에 담았다. 윤대통령부부에 대한 언급은 <대통령후보부부와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하고 주변에 이를 과시>했다는 정도에 그쳤다.
언론의 의혹제기가 계속되자 검찰은 이지형부산지검2차장검사 등을 파견해 총11명으로 수사인력을 보강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10월23일 윤대통령부부 등 명태균게이트관계자들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자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고발건을 창원지검에 이첩했고, 창원지검은 11월19일 김한메사세행대표를 불러 고발인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검찰은 명태균이 자체 여론조사를 돌릴 때 전화회선을 대여해준 여론조사업체 PNR을 압수수색하고, 김전의원이 공천을 받은 2022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공천관리위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윤석열후보대선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으나 현재는 민주당이 지정한 공익제보자가 된 신용한전서원대석좌교수 역시 11월21일 참고인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한편 명태균게이트에서는 2022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대표 이준석개혁신당의원도 주목되고 있다.
이의원은 명태균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자주 만남을 가졌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김소연변호사는 윤대통령공천개입육성이 드러난 통화가 이뤄진 배경으로 이의원을 지목했다. 이의원이 2022년 5월9일 새벽 명태균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대통령이 경선하라던데>라는 취지로 말을 전했고, 이에 불안해진 명태균이 윤대통령에게 연락을 시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자신을 향한 의혹이 불거지자 이의원은 윤대통령의 또다른 공천개입의혹을 폭로했다. 11월15일 기자회견에서 이의원은 <(윤대통령이) 원칙이나 철학이 아니라 사람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더라>며 강서구청장선거, 포항시장선거 공천을 거론했다. 검찰에서 자신을 소환하면 다 대답하겠다며 추가폭로가능성도 열어놨다. 김변호사는 이의원의 폭로에 대해 물귀신작전이자 시선돌리기라고 지적했다.
이의원에게 관심이 쏠리자, 검찰수사가 윤대통령부부에까지 가닿지 않고 이의원 선에서 멈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씨변호인 김규현변호사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검찰이) 이준석의원 정도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한다면 너무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것을 너무 많이 봐서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