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비상계엄선포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투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문상호정보사령관이 구속됐다. 이로써 계엄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사령관급간부4명이 모두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국회 등에 계엄병력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 곽종근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수도방위사령관, 국회의원체포·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버확보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국군방첩사령관을 구속했다.
지난10일 국회국방위원회현안질의 당시 문상호는 노상원전정보사령관을 잘 모른다고, 비상계엄계획을 노상원과 김용현전국방부장관을 통해 알았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며칠후 노상원에 대한 제보와 폭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14일 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은 성명을 통해 노씨는 김용현전국방부장관과 매일 통화할 정도로 김전장관과 친분이 깊었고 12·3비상계엄사태때 정보사령부요원들을 동원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당시 국군정보사령부산하 HID(특수임무대)의 동원에도 노상원이 깊게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진상조사단은 이어 김전장관과 노씨가 최근 들어 하루 1번씩 통화했고 12·3계엄 당일 새벽에 노씨가 김전장관을 만난 것으로 추정됐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노상원은 계엄령포고문의 작성자로도 지목됐다.
노상원은 박근혜<정권>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냈지만 현재는 민간인이다. 게다가 정보사령관직을 내려놓은 후 육군정보학교장으로 근무하던 중 부하여군을 성추행해 실형을 선고받고 불명예 전역했다. 또 김전장관의 육군사관학교후배이자 절친한 사이다.
16일 경찰 국가수사본부특별수사단은 노상원과 문상호를 소환조사하던 중 긴급체포했다. 이어 17일에는 노상원에 대해 내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단은 노씨가 김용현전장관 및 정보사령관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논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경찰은 노상원이 계엄 2일전인 지난1일 문상호, 정보사소속대령2명과 경기도 안산의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모의한 것으로 봤다. 노상원이 <계엄이 곧 있을 테니 준비하라>고 하거나, 이들에게 부정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CCTV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노상원이 정보사와 별도로 방첩사합동수사단내에, 편제에도 없는 제2수사단을 꾸려 김용현과 계엄을 모의한 새로운 정황을 제보받았다며 이를 공개했다. 노상원이 장군인사에도 개입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 계엄 관련 주요인원을 포섭한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노상원은 일명 <돼지부대>로 알려진 HID와 암살조 등 북파공작부대를 사실상 조정·통제했다고도 주장했다. 노상원의 영향력행사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됐고 강력했다는 것이다.
18일에는 증거인멸과 도주우려에 따라 노상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구속된 노상원은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노상원에 대한 여러 추정과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음모론뿐만 아니라 역술에도 심취해 역술원을 운영해왔다는 보도, 노상원이 퇴역이전부터 이미 군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는 주장, 또 노상원이 김용현과의 친분을 무기로 현역군인들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아온 정황, 이밖에 노상원을 중심으로 한 군내 사조직의 존재여부 등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