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사건에 국군방첩사령부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비상계엄선포 당일 방첩사 간부 및 부대원 일부가 상부지시를 거부하다가 상관으로부터 폭행·폭언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국회정보위원회소속 이기헌민주당의원은 지난3일 밤 다양한 방식으로 계엄지시에 불복한 방첩사 간부와 부대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방첩사수사단장인 김대우준장(해군준장)은 윤석열대통령의 계엄발령전 수사단 100여명을 소집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진입 관련 임무하달을 하던 중 A소령이 어이없어하자 A소령을 마구 구타한 뒤 강제로 버스에 태워 선관위로 출동, 서버확보를 지시했다면서 김대우준장은 또한 임무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부대원들에겐 폭언을 퍼부으며 다그쳤다고 폭로했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김단장의 직무정지를 위한 분리파견조치를 취했다.
이의원은 당시 부대원들은 갑자기 소집돼 자신들이 어디로 출동하는지도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선관위에 도착한 뒤 수사단장의 선관위투입지시를 불법적 지시라 판단,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는 등 시간을 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이들이 시간을 버는 사이 국회에서는 계엄해제요구결의안이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또 비상계엄직후 계엄군과 경찰이 들이닥쳤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서버를 비롯한 반출된 물품이 없었던 것도 상부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한 부대원들의 소극적 행동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제 이날 선관위에 들어가 서버촬영을 한 군인들은 HID(북파공작원)부대 정보사대령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외에도 국회출동현장에서 명령을 거부하다 폭행당한 방첩사수사단 B소령, 선관위로 출동명령을 받고 이동 중 정당한 지시가 아니라 판단해 의왕휴게소에서 차를 돌려 복귀한 방첩사간부,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결의안의결직후 사령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합수단원전원철수지시를 내린 합수본부설치부서장 등 계엄명령불복종사례들이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다며 대다수 부대원은 사령관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SBS도 이와 비슷한 정황을 전하면서 몇몇 장교들은 마찰끝에 계엄작전에서 제외됐고, 다른 장교들은 병가, 반차 등을 명목으로 계엄동원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